귀가 도중 강도를 만난 프란시스는 아내 카트리나가 추행을 당하는 걸 막지 못해 자책감에 시달린다. 범인을 찾아 돈을 주며 아내에게 사과할 것을 부탁하는 프란시스. 하지만 돈만 떼인 프란시스는 눌러왔던 분노를 폭발시킨다. 한편 카트리나는 기다려왔던 임신 소식을 전하는데...

카트리나와 프란시스는 부부 사이다. 둘은 늦은 밤 하우스 파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오토바이를 탄 젊은 남자와 시비가 붙는다. 미지의 남자는 카트리나를 겁탈할 것 같은 뉘앙스로 그녀를 모욕한 뒤 핸드백을 빼앗아 달아난다. 범인에 관한 부부의 기억이 엇갈린 탓에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다. 부부는 누군가가 둘의 공간을 침범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힌다. 잠재된 공포가 극대화된 심리 스릴러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 가부키 분장을 한 가족이 칼을 들고 서로를 공격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데, 이것이 이들이 친구들 앞에서 펼친 하우스 공연의 일부였다는 사실은 뒤늦게 밝혀진다. 공연임을 드러난 뒤에도 긴장은 완전히 풀리는 것이 아니라 기이한 기운은 그대로 남는다. 이후 카트리나가 남편과의 기분 나쁜 첫 만남을 친구들 앞에서 고백하는 대목에서 긴장감은 고조되지만, 그녀가 “진실일까 거짓일까”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분위기는 일순 전환된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확정되지 않은 채 모 호하게 남는다. 해소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관계와 기운을 찬찬히 쌓아 나가며 관객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김소희)